Persephone Bennet
카테고리
작성일
2024. 6. 7. 02:15
작성자
스즈랑

 

 

 

 

 

[ 바라던 理想의 뒷면 ]

“ 저는 뭘 하고 싶은 걸까요? ”

 

 


외관

검은색의 긴 머리카락은 졸업 이후 크게 관리한 적 없는 듯 들쑥날쑥 자라 있습니다. 머리카락을 빗어 가지런히 모아보면 끝의 길이가 묘하게 맞지 않지만, 본인은 크게 개의치 않아 하는 듯합니다. 눈을 가릴 정도로 길게 내려왔었던 앞머리는 뒤로 넘긴 지 오래이며,  덕분에 두 눈과 얼굴에 새겨진 흉터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녹색의 눈동자는 거의 빛을 내지 않는 무거운 색입니다.

 

오러 일을 하며 생긴 것인지 얼굴과 배 곳곳에 흉터가 가득합니다. 특히 캐릭터 기준 왼쪽 배에는 찔린 상처가 존재하며, 첫 임무 당시 얻은 상처라고 합니다.

 

캐릭터 기준 오른쪽 쇄골 아래에는 레터링 문신이 있습니다. 졸업 후 도전한 것들 중 하나이며 새겨진 문구는 "행복이 찾아오기를"입니다.

 

상의로는 검은 탱크톱 위로 베이지색 카디건을 걸치고 있습니다. 종종 카디건을 걸치지 않고서도 다니지만 자주 있는 일은 아닙니다. 하의는 하얀 루즈팬츠, 신발은 하얀 운동화를 신습니다. 본인이 말하길, 훈련 당시에 입던 의상대로 입고 다니는 중이라고. 유연하게 움직이기에 좋다고 하네요.

 

 

 

 

 

이름

마레 트리폴리움 Mare Trifolium

 

 

나이

27세

 

 

성별

XX

 

 

혈통

혼혈

 

 

국적

영국

 

 

진영

불사조 기사단

 

 

직업

오러

 

 

키 / 몸무게

166 cm / 52 kg

 

 

 

 

성격

[ 여유로운 / 칼 같은 / 이성적인 ]

 

세부 서술 추가 예정.

 

 

 

 

 

지팡이

[ 주목나무 / 용의 심근 / 14인치 / 약간 유연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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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

주목나무 지팡이는 가장 드문 종류의 지팡이들 중 하나로 그 주인에게 삶과 죽음을 관장하는 힘을 부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물론 모든 지팡이들이 그런 평가를 받을 수 있지만, 주목나무는 결투와 모든 종류의 저주 마법에 있어 특별히 어둡고 공포스럽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주목나무 지팡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다른 마법들보다 어둠의 마법에 끌릴 가능성이 더 높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마법사가 주목나무 지팡이와 함께 묻히면, 지팡이는 일반적으로 죽은 주인의 묘를 보호하는 나무가 되기 위한 싹을 틔운다. 분명한 것은, 주목나무 지팡이는 결코 평범하거나 소심한 주인을 선택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용의 심근이 가장 화려한 주문들을 쓸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가진 지팡이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하나의 규칙과 같다. 용의 심금을 가진 지팡이들은 다른 유형들보다 더 빨리 배운다. 원래의 주인이 새로운 주인에게 질 경우 그들은 동맹을 쉽게 바꾸긴 해도, 이 지팡이는 항상 현재의 주인과는 강력하게 유대관계를 맺는다. 또한 이 지팡이는 세 가지 중심 재료들 중 가장 사고를 많이 일으키며 어쨌건 다소 괴팍하다는 것이 특징.

 

길이

긴 지팡이는 강한 성격을 가지고 더 널찍하고 극적인 방식으로 마법을 부리는 주인에게 끌리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유연성

지팡이의 유연성은, 지팡이와 그 주인의 결합이 얼마나 유연한지 또 변화하려는 의지가 있는지를 나타내며, ‘약간 유연함’은 변화에 긍정적인 편에 속한다.

 

 

 

 

 

특징

 

생일

1919년 10월 20일 —— 우리는 여전히 달의 아이들이라 불리었다.

 

혈액형

O형

 

가문

순수한 마법사 혈통을 이어오고 있는 가문 Trifolium, 대대로 가주가 될 후계자들의 배우자로 지독하게도 엄격한 기준을 고수하는 보수파 가문이다. 머글 또는 머글본 마법사를 가문의 구성원으로 들인 역사가 전무하다는 것이 대외적인 인식이지만 일각에서는 그들의 조상 중 머글이 존재한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전해진다. 어림잡아 400년 자리를 지킨 유서 깊은 가문으로 사회 공헌 위주의 사업으로 영향력을 넓혔다. 대대로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앞뒤로 평판이 좋다. 주로 후플푸프와 슬리데린 출신 구성원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녹음의 수호자, 등의 이명으로 불린다. 가문을 대표하는 상징은 양과 세잎클로버.

 

소지품

우정 반지 —— 졸업 전 슬리데린 친구들과 나눠 가진 반지로, 초록빛을 띠고 있다.

 

etc

잠을 잘 안 자려는 모습을 보인다. 불안감 때문에 굳어진 습관인지 타인이 걱정해도 잘 듣지 않는다. 이전 그리도 싫어했던 커피는 이제 그녀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다.

 

일의 영향으로 행동이 조금 거칠어진 부분이 있다. 행동이 크며 몸이 날렵하다.

 

직설적인 화법이 더욱 심해졌다. 예전에는 사과라도 하는 정성을 보였다면 지금은 당당하다.

 

더 이상 책을 읽을 여유가 없어서인지 체향은 이전과 같은 책의 냄새보단 은은한 비누향과 커피향이 주를 이룬다.

 

새로이 반지를 맞추지 않은 모양인지 7학년 때와 동일한 반지를 착용하고 있다.

 

 

 

 

 

성장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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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졸업 이후에는 슬리데린 친구들과 졸업 여행을 떠났으며, 이후 피터의 개인 조수(라고 쓰고 비서라고도 읽습니다) 일을 시작합니다. 매주 2회, 메어리네 자선 단체를 통해 빈민촌 지원하는 일을 시작합니다. 졸업 이후 정말로 결혼밖에 남지 않게 되자, 자신이 진실로 하고 싶었던 일을 찾고자 하는 마음이 강해졌기 때문입니다. 수면 시간까지 줄여가며 여러 가지 일을 시도합니다. 쇄골의 타투도 그런 여러 경험들 중 하나입니다. 이 시기의 마레는 몸이 두 개여도 모자랄 바쁜 시간을 보냅니다.

 

18 -19

18세의 가을, 눈이 내리기 직전의 계절. 호그와트 재학 중 생긴 약혼자와 결혼합니다. 성씨는 제네비에브 → 트리폴리움으로 바뀌며, 이후 트리폴리움의 안주인으로서 여러 행사에 참여합니다. 명성 높은 예술 행사에 참여한다면 어렵지 않게 그들을 볼 수 있습니다. 남편의 취향이기에 예술과는 영 거리가 먼 마레 역시 가급적 참여하는 모습을 보이나 때때로 이해하지 못해 지루해하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20 - 25

20세부터 마레의 외부 교류가 급격히 줄어듭니다. 데이트에 의해 오러에 지원하고자 마음먹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사람을 돕고 싶다는 생각은 줄곧 해왔고, 오러도 이러한 마음을 표출하는 길이라 생각해 생각해 본 길이었지만···. 그녀는 알고 있었습니다, 이는 가벼운 마음으로 쫓아서는 안될 길이라는 것을요. 자신에게는 오러가 어울린다 호언장담하는 데이트에 마레 역시 이것이야말로 자신이 진짜 하고픈 일이 될 수도 있겠다며 지원하기로 결심합니다. N.E.W.T 성적 역시 우수했던지라 지원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어째서 홀로 지원하게 된 걸까요. 같이 지원하자던 데이트는 어디로 가고요. 조금 억울한 마음이 들지만 오러에 지원하기 위해 따로 준비한 2년의 세월도 있으니 일단은 전진합니다.

 

지원 후 이어진 3년의 훈련기간. 당장이라도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힘들지만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어떤 열정이, 누구의 말이, 누구와의 인연이 자신을 여기까지 이끌었는지. 돌아가기에는 너무나도 먼 길을 걸어왔습니다. 악착같이 버틴 훈련, 이어지는 가혹한 시험들. 25세, 그녀는 가까스로 오러에 임관됩니다. 이후 맞이하게 된 첫 임무, 머글 상해 사건을 일으킨 시어도어를 체포하려던 과정 중 복부에 큰 부상을 입고 기절. 이후 경위서를 제출하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첫 임무 때의 충격이 컸던 모양인지 이후 맡은 임무에 맹목적이며, 몸을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며 다닙니다. 덕분에 흉터가 늘어갔지만 본인은 개의치 않아 합니다. 어찌 되었든 잡아오라는 사람은 곧잘 잡아왔으니까요.

 

27

우리와 함께 세상을 구하자는 불사조 기사단의 손길, 선배 오러들도 여럿 입단한 바 있기에 따라서 입단합니다. 아직까지도 자신의 진정한 길은 사람을 구하는 일이라 강하게 믿고 있지만, 간혹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텍관

 

무너진 경계

With 시어도어 M. 에버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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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임무는 머글을 상해한 마법사를 쫓아 체포하는 일이었다. 마법사는 도주 중인 상태로, 선배 오러로부터 인수인계받게 된 일반적인 체포 업무. 문제가 있었다면 그 이름이 익숙했다는 점일까. 시어도어, 그는 학창 시절 고민을 상담하고는 했던 친구다. 그녀의 결혼식에 쓰인 부케를 제작한 사람도 그였다. 그는 마레의 비밀을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사람 중 하나이기도 했으니, 마레는 그를 무척이나 신뢰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신뢰가 산산이 조각나는 순간을 맞이했다. 업무에 사적인 감정을 가져와서는 안된다지만, 소중한 사람을 오러와 범죄자로서 재회하게 된 것에 마음이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두 사람의 불편한 재회는 체포를 거부한 시어도어에 의해 싸움으로 번지게 되었다. 움직임을 제한하고자 외친 마법을 실수로 다리에 맞춰 큰 부상을 입힌 것은 예정에 없던 일이었다. 정의로운 면에 안주하여 그림자로부터 열심히 등을 돌린 어린아이가 마주한 악몽이었다. 체포해야 할 대상을 앞에 두고 망설이며 크게 동요하는 그녀에게 시어도어는 아픈 말을 건네며 그녀의 복부를 지팡이로 찔렀고, 그대로 도주했다.

흐릿한 정신 속 무너져버린 이상과 그와의 관계. 이보다 더 최악의 재회가 있을까.

 

재현된 이상

With 아스트리아 A. 켄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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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학년의 초입, 그녀에게 한 발레 무용수의 이야기를 들려주게 되었다. 인생 모든 것을 걸고 춤을 추던 무대 위 한 마리의 백조,  모두의 우상임이 당연했고, 모두의 별이었던 그녀의 찬란한 과거를. 꽤나 간단하게 해당 무용수가 화자의 어머니임을 짐작해 낸 그녀에게 마레는 그림을 한점 의뢰하게 된다. 이 세상에 남은 모든 흔적을 자신의 손으로 없애버린 여자의 그림을.

 

하나같이 두리뭉실한 설명뿐, 원래도 말주변이 없었거니와 사진과 같은 자료도 가지고 있지 않았으니 다른 이가 맡았다면 며칠도 못 가 바로 던졌을 이 작업을 그녀는 오롯이 즐겨주었다. 그녀의 재능은 가히 하늘이 내려주셨음이 분명했다, 다소 제한된 정보에도 그녀는 과할 정도로 완벽한 그림을 그려냈으니까. 어쩌면 몇 년이 걸릴지도 모른다는 마레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은 속도였다. 그림을 의뢰한 본인은 완성본을 마주하며 복합적인 감정이 벅차오름을 느꼈다. 어머니의 흔적을 남길 수 있음에 대한 기쁨, 그녀가 그토록 지워내고 싶어 하던 찬란한 과거를 헤집어 꺼냈음에 대한 죄책감. 그리고는 인정하고 마는 것이다, 칼리스타 A. 켄릭은 후세에도 이어질 이름이리라.

 

예술가에게 보답할 수 있는 길이 달리 있을까, 의뢰비를 받기를 거부하는 그녀에게 부케를 던져주었다. 부케는 신부의 친구만이 받을 수 있었기에. 부케를 건네받은 사람은 근시일에 결혼해야 한다는 낭설, 덕분에 그녀의 혼삿길이 막혀버린 게 아니냐는 말에는 어색하게 웃을 뿐이다. 

 

상냥함의 가르침

With 메어리 D. 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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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과도 같이 어여쁜 당신의 손은 어째서 굳은살 투성이가 된 걸까. 사소한 궁금증에서 시작된 대화는 이윽고 마레에게 강한 충격을 주었다. 어렸을 때부터 봉사활동을 다닌 그녀와 달리 자신의 손에는 생채기 하나 없었기에, 타인 이전에 자신이 의식주 한 번을 걱정해 본 적이 없던 마레에게는 너무나도 생소한 이야기들 뿐이었다. 그녀와의 이어짐이 이어진다면 분명 더 많은 세상을 알 수 있을 거야. 마레는 망설임 없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 직접 메어리네 자선 단체를 찾아가 일거리를 받을 수 있는지 물었고, 다행스럽게도 그녀는 흔쾌히 받아주었다.

 

현장에서 몸으로 구르는 것이란 책으로 읽었을 때보다도 격렬하고, 숨이 차오르는 행위임을 왜 아무도 자신에게 알려주지 않았을까. 그럼에도 그녀는 배우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곧잘 도움의 손길을 주었던 그녀 덕에 일을 배우는 게 빨랐기 때문이었다.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니 자연스럽게 메어리와의 감정 교류도 활발해지게 되었다. 학창 시절 농담처럼 말하고는 했던 남편 휘어잡기 같은 이야기들로도 둘은 쉽게 웃으며 이야기 꽃을 피웠다. 이는 마레에게도, 어쩌면 메어리에게도 좋은 추억으로 남을 시간들이었다. 

 

아쉽게도 이후 오러 준비에 매진하게 되어 자선 단체 활동에 참여하지 못하게 되자 아쉬움을 뒤로한 채 둘은 작별했다. 언제 다시 재회하게 될지는 미지수이나 자신도, 그녀도 어쩌면 변함없는 모습으로 다시 만날 터였다. 자신이 떠남을 이리도 아쉬워해주는 사람이 있었다, 그것만으로 넘칠 정도로 위로를 받았다. 25살, 조금은 씁쓸한 현실을 깨닫고 나서도 여전히, 그녀를 만나면 즐겁게 웃고 떠들었던 그 시절이 떠오르고는 한다.

 

그녀에게서 강인한 상냥함을 배웠다. 

 

뱀을 뱀답게 만든 사자

With 피터 P. 에반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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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터의 기자일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던 7학년 말, 별생각 없이 조수를 해볼까 제안했던 것이 생각나 피터가 세운 회사로 찾아가게 되었다. 기자는 여러 일을 접하는 직업이었으니, 그를 따라다니며 여러 소식을 들으면 보는 눈이 길러질 것 같았던 게 이유였다. 장담하건대 모든 업무를 떠맡을 생각까지는 아니었다. 어마무시한 업무량에 입으로는 우는 소리를 하면서도 맡겨진 일들을 곧잘 처리해 냈기에 이런 점이 피터의 신뢰도를 상승시키는 악순환(...)을 낳아버리며 마레는 좌절했다.

 

그러다 어느 날, 마레의 약혼자가 회사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가뜩이나 자신의 약혼남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피터 덕에 얼마 안 되는 시간 동안 흘린 식은땀만 몇 방울이랴. 그 일이 있고서일까, 피터는 그녀에게 곧잘 남편과의 갈등으로 벌어진 엽기적인 사건사고들을 들려주었다. 아니 어쩌면 그 일이 있기 전부터 그래왔던 것 같기도. 그런 말들을 들으며 마레는 언젠가 이혼 전문 변호사라도 찾아보겠다 답했고, 이런 그녀의 대답에 피터는 박수를 치며 환영하더라.

 

더 나아가 그녀는 피터에게서 업무의 연장선이라는 이름으로 여러 실전 기술(대상을 은밀하게 추적하는 법, 은근슬쩍, 또는 대놓고 구슬려서 정보를 탈취하는 법, 기싸움, 정보전 등등)을 터득하게 되었는데, 과연 그런 것들이 비서의 덕목이 맞았을까 지금 와 생각해 보면 상당히 의문스럽다.

 

20세까지 약 2년여간을 함께 일하다, 이후 오러 준비로 회사를 나오게 되었다. 그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것은 잊지 않았지만 생각보다 그에게 배웠던 기술들이 유용하게 쓰였으므로 더 확실하게 사례를 해야겠다 생각하고 있다. 그와 다시 재회한 25살, 우당탕탕 흘러갔던 과거의 시간이 떠올라 즐겁다가도 간혹 다시 업무폭탄을 맞는 상상을 하며 몸을 떨었다.

 

너의 흔적을

With 요한 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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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라는 한, 언제까지나 함께 있어주리라 약속했던 거짓말쟁이에게.

 

졸업 이후 꾸준히 편지를 보냈으나 그에게는 닿지 못했던 것일까, 그녀가 답신을 돌려받는 일은 없었다. 몇 장을 적어 보내도 답이 돌아오지 않으니, 처음엔 걱정되어 찾아갈까 싶었다. 그러나 얼굴을 마주해야 한다는 불안감이 그녀의 발을 묶었다. 줄어드는 편지지와 잉크, 그러나 여전히 돌아오지 않는 답. 그만두고픈 충동은 막상 펜을 놓으면 간단히 잊혀졌다. 그렇게 매년 그에게 편지를 보냈다. 별 볼일 없는 내용으로 가득 채워 보내거나, 미운 마음에 빈 편지지만 보내기도 했다. 매정하게 흔적도 없이 사라진 그가 미웠고, 원망스러웠으며, 동시에 두려웠다. 당신을 놓아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앎에도 그러지 못한 것은 미련이자 그리움 탓이었다.

 

그의 행방을 알게 된 건 오러에 임관된 지 몇 달이 지나서였다. 첫 임무의 실패, 경위서를 제출하고 잠시간 여유가 생긴 그녀에게 편지가 돌아왔다. 처음 받은 답신이었다. 그녀가 기다리던 사람의 것은 아니었지만, 그를 잘 아는 사람과의 만남이 성사되었다. 자신을 그의 누나라 소개한 사람은 그에 대한 것을 몇 가지 전해주었다. 그리하여 알게 된 그의 거처. 두려움과 함께 이는 기대로 한걸음에 달려간 그곳에는 그가, 요한이 쓰러져 있었다. 엉망이 되어 의식조차 흐릿해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는 채로 그녀를 맞이했다. 이날의 바다가 얼마나 시린 빛을 띠고 있는지, 그는 영원히 알지 못할 것이다.

 

고작 일주일이었다. 장장 8년 만의 재회였음에도 둘은 한마디 말도 나누지 못했다. 오러의 업무가 있는 마레는 오래 자리를 비울 수 없었고, 그는 쉽사리 눈을 뜰 기미가 없었으므로. 결국 그녀는 그가 눈을 뜨기 전 자리를 비워야 했다. 그에 대해 아직 모르는 것 투성이지만, 어쩌면 자신은 그에게 미움받는 것일지도 모른다. 행복을 바란다기엔 슬프고, 불행을 축복한다기엔 물렀던 그의 표정을 기억한다. 떠나기 전 이마를 맞대고 눈물을 흘렸다. 아무도 모를 속죄. 끝내 미움받더라도, 그녀는 영원히 그를 잊지 못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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